캐나다에서 Soju로 살아남기 · 6

메시드 포테이토를 못 만든다고 대답한 날

이야기 시기: 2022년 2월 중순 · 빅토리아
공개: 2026-10-18 · 글 Soju Lee

Popeyes에서 일한 지 한 달쯤 됐을 때였다. 매주 새로운 매니저를 만났고, 나는 prep 포지션으로 들어갔지만 실제로는 샌드위치를 만드는 시간이 많았다. 매니저가 바뀔 때마다 무슨 포지션이냐고 물으면 prep이라고 대답했다. 프렙을 시키면 분명 배운 일인데도 주말에만 일하다 보니 확실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한 번만 알려달라고 하면 매니저가 직접 처리하고 나는 다른 잡일을 맡는 식으로 넘어갔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 나도 정확히 몰랐다. 주방은 좁았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움직였다. 처음 보는 매니저가 새로운 일을 부탁하면, 그 말이 나에게 능력을 확인하는 질문인지 지금 하라는 요청인지부터 판단해야 했다.

질문 하나가 작업을 멈추게 했다

어느 날 매니저가 메시드 포테이토를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만들 줄 아느냐고 묻는 말로 알아들었다. 만들 줄 몰라서 “NO I CAN’T”라고 답했다. 매니저의 표정이 굳는 것을 보고 나서야 내가 질문의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걸 알았다. 그 주방에서 Can you로 시작하는 말은 일을 부탁하는 말로도 쓰였다. Do you want나 Do you know how to로 시작하는 말도 같은 식으로 이어질 때가 있었다.

지금 같은 말을 다시 들으면 문장만 해석하지 않고 손에 들린 재료와 매장 흐름을 함께 볼 것 같다. 지금 만들어달라는 말인지, 방법을 아느냐는 말인지 다시 묻고, 작업 이름과 다음 순서를 확인하는 식이다. 매주 매니저가 바뀌니 설명의 출발점도 달랐다. 어떤 날에는 프렙을 하다가도 매니저가 직접 처리했고, 나는 샌드위치나 다른 잡일로 옮겨갔다.

그러다 보니 몇 주가 지나도 프렙을 제대로 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설명을 다시 부탁하면 매니저가 대신 해줬고, 나는 또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지금 돌아가면 그때 한 번만 직접 해보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 주에도 모르는 상태로 서 있는 건 나였으니까.

브룸은 자동차가 아니었다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건 마감 청소 시간이었다. 문을 닫은 뒤 한 시간 반 정도 주방을 정리했는데, 매니저가 First broom, second wipe, then squeegee라고 순서를 설명했다. 내가 알아들은 단어는 wipe 하나뿐이었다. 닦으라는 말만 들렸고, 앞에 나온 도구 이름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일단 닦고 있었다. 매니저가 다시 와서 broom first라고 말하자, 나는 “What is the broom? Vroom vroom?”이라고 물었다. 자동차 엔진 소리까지 냈다. 장난만 치려던 건 아니고, 진짜로 그 단어를 몰랐다.

매니저는 웃으면서 그게 아니라고 하고 빗자루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는 그제야 broom이 빗자루라는 걸 알았다. 뒤에 나온 squeegee는 물기를 밀어내는 도구였다. 나중에 검색하고서야 철자도 알았다. 영어로 설명할 때는 닦으라는 말밖에 못 알아들었는데, 동작을 보니 무슨 일을 먼저 하라는지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당시에는 모르는 게 편할 때도 있었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시작하면 답답한 사람이 다시 와서 알려줬다. 나도 일을 피하고 싶을 때가 있었고, 매니저 눈을 피해 요령을 부리기도 했다. 늘 열심히 배우려는 직원은 아니었다.

지금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한다면, 모르는 척해서 넘어가는 건 그날까지만 편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음번에 같은 일을 받으면 또 누군가를 기다려야 한다. 도구 이름과 첫 동작 정도는 내가 확인하고 시작하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부탁을 알아듣는 일은 작업의 일부였다

다시 그 주방에 들어간다면 모른다는 말을 숨기지 않되, NO I CAN’T에서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하라는 부탁인지 먼저 확인하고, 도구를 모르면 손으로 가리켜 이름을 되묻고, 첫 순서를 한 번 보여달라고 말할 것이다. 그다음 내가 한 동작을 매니저가 맞는지 확인하게 하면 설명이 길어지지 않는다.

필요한 항목만 확인해보세요. 체크 상태는 저장되지 않습니다.

작업을 받을 때 확인할 것은 영어 문장 자체보다 일의 이름, 순서, 끝나는 상태다. 이 셋을 맞추면 단어 하나를 놓쳐도 다음 행동을 정할 수 있다. 메시드 포테이토를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도 그랬다. 그 말의 뜻을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때 매니저가 맡기려던 일을 알아야 했다.

Popeyes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새로운 일을 시키면 겁부터 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니저의 요청을 듣고 모르는 부분을 쪼개 묻는 방법이 필요해졌다. 며칠 뒤에는 단어 하나를 묻는 여유보다 주문이 어디에서 밀리고 사람이 어느 쪽에 필요한지 먼저 봐야 하는 날을 맞게 된다.

다음 이야기 · 2026-10-25 일요일

콜슬로가 없다는 말은 크게 외치면 안 됐다

일요일에 다음 이야기를 받아보세요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밴쿠버 시간에 글 한 편을 엽니다. 새로운 이야기와 실용 메모를 이메일로 알려드립니다.

이메일과 동의 시각을 발송·수신거부 처리에 사용합니다. 확인 메일에서 직접 구독을 확정해야 시작됩니다. PDF 신청과 별개이며 언제든 구독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안내